“그래도, 니는 꼭 될끼다.”첫 딸을 낳았다. ‘위로’라는 말이 떠올랐다. 위로가 되었다. 내가 새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에 감사했으며, 아기의 웃음 안에서 내 웃음을 찾기 시작했다. ‘내 아기’·‘내 딸’이라는 발음에는 무한 책임도 있지만, 그와 함께 무한 행복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내가 엄마가 되다니. 내 어머니의 고충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죄의식을 나는 그때 느꼈다. 그것은 죄였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아기가 웃으면 세상 번뇌가 다 날아갔다. 아기를 안고 있으면 마치 천사가 날 업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결코 이
통도사는 가마솥밥과 누룽지가 유명하다. 신문·방송이나 SNS를 통해 통도사의 밥 짓는 모습을 보면 ‘굳이 별다른 설명을 붙이지 않더라도 수행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마솥에서 떼어낸 커다란 누룽지를 보고 나면 스님의 솜씨에 놀라게 된다. ‘어떻게 저렇게 큰 누룽지를 부러뜨리지도 않고 떼어낼 수 있지? 집에서 몇 사람 먹을 분량의 밥을 하는 솥에서도 누룽지를 부러뜨리지 않고 떼기는 힘든데…….’외할머니 재 지낸 날 가마솥밥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희미한데, 초등학교 3학년 때 외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인천의 한 사찰에서 할
부처님이 제시한행복에 이르는 길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불행에 빠지는 이유는 행복에 대한 잘못된 견해를 지니거나 행복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모르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모든 번뇌에서 해방된 평정심의 상태를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한 부동심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 부처님은 인간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복에 이르는 올바른 길을 제시했다.행복을 추구하는 두 가지 방법사람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구분할
대각국사 의천(1055~1101)은 고려의 전성기를 살았던 왕자로 출가하였다. 개인도 국가도 전성기의 경험을 되살려 개선하지 않으면 나태해진다. 정치세력도 사회도 경험과 시행착오를 곱씹으면서 날로 새로워지도록 노력해야 젊어지고 국가도 희망이 보인다. 고려 문종의 재위 중에 넷째 아들로 태어난 의천은 당시의 분위기에 안주하지 않고 불교계의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지식과 방향을 모색한 끝없는 사상의 탐구자였다.‘대각국사’란 시호이고 ‘석가’를 의미하는 존칭이다. 그의 본래 이름은 ‘후(煦)’였으나 그가 송(宋)을 찾았던 시기 철종의 이
〈범망경(梵網經)〉에는 ‘열 가지 선근인연(善根因緣)’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이 중 부부는 7,000겁의 선근인연이 있어야 맺어진다고 하니, 부부의 연 맺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이성이 만나 가정을 이룬다는 건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다. 부처님 품 안에서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를 낳고 알콩달콩 살아가는 세 쌍의 천태불자를 만나 그들의 삶과 신행을 들어봤다.▲ 부산 삼광사 박진원·문서영 부부“청년회 볼링 소모임서 인연신행활동 든든한 도반이죠”― 글 문지연 기자‘시절인연(時節因緣)’이라는 말이
고타마 붓다 재세 시에 파타차라(Paṭācārā Therī)는 사밧티(Sāvatthi) 시에 살던 한 부자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성년이 되었을 때 막일을 하던 집안의 하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녀의 부모가 부자집 아들과 약혼을 주선했을 때, 그녀는 약혼 전날 사랑하는 하인에게 함께 도망을 가자고 말했습니다. 하인은 함께 도망갈 것을 약속하고, 조금이나마 저축한 돈을 가져왔습니다. 두 연인은 살금살금 파타차라의 집에서 빠져나와 사밧티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마을로 피신했습니다.남편과 두 아이를 잃다부자의 딸이었던 파타차라는 곧
강단에 서는 일은 영광스럽습니다. 그동안 공부해온 세월이 헛되지 않아서 내가 쌓아온 지식의 결과물을 알토란처럼 깔끔하고 말끔하게 다듬어 대중에게 내보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강단에 서려면 다루는 분야에 대한 해박한 이해가 가장 우선이고, 그걸 대중에게 정확하고 쉽게 전달하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강사 자신이 그 분야에 왜 관심을 가지고 일생을 걸고서 파고들었는지 동기가 뚜렷해야 하고,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그 내용에도 알맹이가 담겨있어야 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공부를 위해서 읽고 사색하고 납득하고 꿰뚫었다 하더라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 되면 사찰에서는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아기 부처님을 법당 앞에 모시고 관불의식(灌佛儀式)을 행한다.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자세는 태어난 직후 ‘첫 일곱 걸음을 걷고 탄생게를 읊은 순간’을 상징하고, 깨끗한 물을 불상의 정수리에 부어 불상을 씻는 관불의식은 아기 부처님이 태어났을 때 나가(Naga, 용)들 또는 인드라와 브라흐만이 깨끗한 물로 씻어준 ‘첫 목욕’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현재의 관불의식은 첫 일곱 걸음과 탄생게, 첫 목욕이라는 부처님 탄생의 순간을 기념하는 상징적인 의례이다.탄생불의 여러 형태천상천하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문득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느 날 한순간에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오랜 세월 발전하고 진화하는 과정을 거쳐 오늘날 세상이 이루어졌습니다. 때로는 누군가의 값진 발명품이 문명의 발전을 앞당겼고,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이 나쁜 관습을 깨뜨리는 데 기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의 세상이 있기까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화합과 질서’입니다.화합과 질서는 인류가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공동가치입니다. 이것이 깨지면 전쟁이 발발했고, 이것이 무너지
전미경 2023년 作자연, 공존 03 _ 28x20cm _ 종이에 자연물 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 이 있다.
목조불감(조선시대, 높이 33cm, 폭 22×18.1cm)감실(龕室)은 팔각이며, 3단으로 구분된 지붕은 중앙이 돌출되어 있다. 형태는 가운데 감실을 중심으로 양쪽에 문이 달려 있는 여닫이 형식이다. 감실에는 좌상의 본존과 입상의 협시보살로 구성된 삼존과 동자가 배치되어 있다. 오른쪽에는 지장보살, 왼쪽에는 관음보살이 서 있는데 본존과 함께 아미타 구품인을 하고 있다. 삼존의 상체는 하체에 비해 크고 얼굴은 약간 앞으로 숙이고 엄숙하지만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협시보살의 법의는 통견의로 전신을 덮고 있다. 동자는 무릎을 꿇고 정면
꿈이란 참으로 신비한 체험입니다. 꿈속의 세계는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것일까요? 물론 대부분의 꿈은 ‘개꿈’이라고 하는, 별로 의미를 둘 수 없는 꿈입니다. 그런데 ‘개꿈’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그런 ‘개꿈’을 꾸지 않으면 우리는 살 수가 없습니다. 수많은 ‘개꿈’을 통해 현실에서 겪는 여러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일어납니다.꿈의 작용그런 꿈의 작용을 한 번 쉽게 말해볼까요? 물에 빠진다든가 하여 “이크! 다 젖었네.”하는 꿈을 꾸고 깨어보니 ‘오줌을 쌌더라.’는 식의 체험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떻
전미경 2023년 作자연, 공존 02 _ 28x20cm _ 종이에 자연물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 이 있다.
〈젠틀 매드니스(Gentle madness)〉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우아하고 점잖은 광기’라는 뜻의 제목입니다. 이 말은 1800년대 미국 정치가 벤저민 프랭클린 토머스가 자기 할아버지를 가리켜서 “책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거의 책에 미치다시피 한, 가장 고귀한 질병이라 할 수 있는 애서광증(愛書狂症)에 푹 젖어버린 분”이라고 소개하면서 쓴 말입니다.〈젠틀 매드니스〉는 제목 그대로 책에 미친 사람들에 관한 기록입니다. 그런데 읽는 사람보다는 모으는 사람을 소개하고 있지요. 희귀본이나 유명인사가 오래 소장한 수택본(手澤本), 명망
▲ 메타버스 시대의 불교 ‐ 총론무궁무진 소재 품은 불교메타버스 콘텐츠 보물창고 - 글 김성규2020년 발병한 COVID-19 팬데믹으로 우리 인간은 일상적인 대면생활이 마비되고 모든 것이 단절되면서 이제까지 마음껏 누리던 자유가 없어졌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의 극복으로 메타버스(Metaverse)가 급속도로 발전하였다.어느 일요일, 대구 시내에 있는 포교당 보현사에 법회를 보러 갔다. 법회를 마치고 스님이 신자들에게 모바일 티켓을 설명하고 있었다. 알아보니 ‘선재아바타와 함께 떠나는 M도리천에서 M도솔천까지의 여행’ 티켓이었다.
폭이 몇백 리나 되는 강을 보셨나요? 800리나 된다네요. 배를 타고 건너도 한세월 가야 하겠지요? 그런데 배도 띄우지 못하는 강이래요. 깃털도 가라앉아 버리는, 약수(弱水)라는 물이 흐르는 강이래요. 그런 강이 현장법사 일행을 떡하니 가로막네요. 인도로 가야 하는데, 강을 건너야 하는데 건널 길이 없네요. 거기다 일행을 막아서는 흉악한 요괴까지 있어요. 나중에 밝혀지지만, 이 요괴가 바로 사오정입니다. 하늘의 관리였다가 죄를 지어 추방당해 요괴가 되었고, ‘유사하’라는 강에서 사람을 잡아먹고 살다가 결국 현장법사 호위대 삼총사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수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는 날에도 관람객이 많지 않은 고즈넉한 장소가 있다. 이곳은 울창한 나무 사이 굽이굽이 길을 따라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석조물이 놓여있는 야외전시장이다. 서울 종각에 있었던 보신각종과 이름 모를 무덤 앞의 문인석과 무인석을 지나다보면 어느 순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석탑과 석등, 승탑과 탑비를 발견하게 된다. 파란 하늘 아래 천천히 걷다 보면 나무와 풀잎 너머 화강암의 반짝거림 속에 처음엔 무심한 듯 석조물을 지나치다, 다시 돌아보며 감탄하고, 이윽고 조금은 의아하고 복잡한 감
고타마 붓다 재세 시에 소나(Sona)는 사밧티(Savatthi)의 좋은 가정에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예쁘게 성장하여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여 어려움 없이 살았습니다. 그녀는 열 명의 자녀를 낳아 길렀기 때문에 ‘자식 많은 소나’로 알려졌습니다.그녀는 자녀 10명의 행복을 위하여 평생을 보냈습니다. 소나는 자녀들을 즐겁게 양육했고, 그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는 적합한 배우자를 찾아 결혼을 시켜 주었습니다. 소나와 그녀의 남편은 자녀·손자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남편의 출가와 자녀의 홀대소나의 남편은 신심 있는 재가 신자였습니
호흡과 음료와 식생활은 우리의 생존에 긴급한 3대 요소이다. 호흡을 위해서는 공기가 필요하고 습기가 보존되는 나무 밑이나 굴(窟)이 필요하다. 왕자였던 석가모니는 국가의 갈등을 벗어난 인간의 궁극적 구제를 과제로 삼았다. 먼저 각자 개인의 수양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세속의 영화를 멀리하고 출가하였다. 보리수 밑에서 자신을 관찰하고 음식을 극히 소량으로 줄였고 모든 고행을 그대로 경험하였다.수행 장소는 공기가 신선하고 수분이 보존되어야 적합하다. 나무 아래는 수도에 필요한 최소한의 공간이다. 공기와 물은 식품과 달리 대체 가치를 지불하
전미경 2023년 作자연, 공존 01 _ 28x20cm _ 종이에 자연물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