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망갈라 가타(Jayamangala Gatha)〉는 동남아 불교권에서 가장 사랑 받는 게송 중 하나다. 이 ‘승리와 축복의 게송’은 외거나 듣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축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알려져 결혼식 등 중요한 행사나 사업을 시작할 때 반드시 낭송되는 일종의 보호주(paritta)다.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12세기 전후 스리랑카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8개의 이야기 중 6개를 추려 1년 간 소개한다.부처님 재세 시에 부처님을 시기하고 질투하여 해치려고 하는 일들이 있었다. 여기 소개하는 이야기도 그 중의 하나로 〈담
서사와 영성이 쌓인 언덕 위 성채우리 일행은 움브리아 주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아시시(Assisi)로 향했다. 1,290m에 이르는 수바시오 산이 움브리아의 너른 평원에 발을 뻗어 이룬 424m의 언덕을 중심으로 형성된 아시시에는 로마 시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1,000여 년에 걸친 유적들이 수많은 서사를 간직한 채 우뚝 서 있다. 유럽 가톨릭의 수호성인인 프란치스코(Sanctus Franciscus Assisiensis)와 그 첫 여제자였던 아시시의 성녀 클라라(Sancta Clara Assisiensis)가 이곳에서 탄생해
너무 추웠습니다.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면 위험한 줄 알고 있었지만 그날은 추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 원숭이들에게 추위는 치명적입니다. 나는 달달 떨면서 온기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 발견했습니다. 연기가 있다는 건 불이 있다는 말이겠지요. 그 연기에 이끌렸나 봅니다. 나뭇가지들을 양손으로 번갈아 붙잡으며 날듯이 그곳으로 나아갔습니다. 그곳에는 움막이 있었고, 부자 사이로 보이는 어른 남자와 소년이 있었습니다. 따뜻하게 모닥불을 피워 놓고 아버지로 보이는 어른이 누워 있었고, 소년은
약사여래 권속 십이지 신장으로 표현 사신(四神, 청룡·주작·백호·현무)과 십이지(十二支)에 대한 사상은 역사기록상 중국 한족(漢族)에서 발생했다. 십이지가 연도를 표기하는 기년(紀年)에 응용되어 정리된 시기는 기원 전후다. 중국에서 갑을병정(甲乙丙丁) 등의 십간(十干, 天干)과 자축인묘(子丑寅卯) 등의 십이지(十二支, 地支)의 글자를 아래위로 맞추어 날짜의 명칭으로 사용한 것은 3,000년 전부터이다. 그것은 갑골문에 ‘병자(丙子)’, ‘계미(癸未)’, ‘을해(乙亥)’, ‘정축(丁丑)’ 등의 글자들이 보임으로써 알 수 있다. 십간과
겨울 순례길에는산짐승 발길마저 끊어지고율사 열반지엔하얀 눈만 소복불교가 한반도에 도래한 이후 수많은 고승대덕이 배출됐고, 이 선지식들에 의해 한국불교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근래 지방자치단체에서 전통문화유산 선양과 보존을 위해 고승의 이름을 딴 순례길을 잇따라 조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원효대사를 비롯해 신라에 계율종(남산종)을 개창한 자장율사,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선사,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물리치고자 앞장섰던 사명대사, 한국불교의 다도(茶道)를 중흥시킨 초의선사 등 선지식 여섯 분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길을
중국 남동부 해안에 위치한 복건성(福建省)의 첫 인상은 ‘덥고 습하다.’였다. 아열대기후의 덥고 습한 날씨는 차나무가 생육하기 더없이 좋은 기후다. 실제 복건성을 다니다보면 야생차(野生茶)와 찻집, 차를 덖거나 다듬는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의 차를 논할 때면 복건성을 결코 빼놓을 수 없는데, 그 이유는 바로 무이산(武夷山)에 자생하는 대홍포(大紅袍) 때문이다.무이산은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중국 10대 명산 중 하나인 무이산은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아열대림 중 하나다. 또한 한나라의 수도가 있는
물질적으로 풍족해지면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최근 10여 년 사이 우리나라도 음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는 ‘한식의 세계화’를 외친지 오래고, TV에는 연일 ‘먹방’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으며, 유명 요리사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렇다보니 고등학교 때부터 진로를 요리로 정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이번 호에 소개할 장문교 씨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장문교(23) 씨와 어렵게 인터뷰 일정을 잡았는데, 사진감이 마땅치 않았다. 무리한 부탁인 줄 알면서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유네스코는 교육·과학·문화의 보급 및 교류를 통해 국가 간 협력을 증진시키려는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연합전문기구다. 이 기구는 1972년 채택한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 협약’에 근거해 인류를 위해 발굴 및 보호·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자연이나 문화를 세계유산으로 지정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등재된 세계유산 중 문화유산은 869곳. 이 중 불교문화유산 중 일부를 선별해 소개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다. 자바(Java)섬은 인도네시아의 수많은 섬 중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이고 그 중심은 족자카르타이다. 자바섬
〈무소유〉란 책을 아시지요? 1976년 4월 15일 범우사에서 초판을 발행한 이후 16쇄를 찍고, 1985년 7월 30일 표지를 바꿔 찍은 2판은 63쇄까지 그리고 1999년 9월 5일 양장본으로 갈아입은 3판은 무려 91쇄까지 나아간 법정 스님의 명저 말입니다.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도록 더 이상 책을 내지 말아 달라.”는 유언을 스님께서 남기지 않으셨다면 지금쯤 200쇄는 족히 넘겼겠지요. 총 35편의 산문으로 이루어진 〈무소유〉는 ‘범우문고 002’란 시리즈 넘버를 달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른바 문고
윤청광(77) 대한출판문화진흥재단 이사장은 50여 년간 방송·출판 분야에 몸담아왔다. BBS불교방송 개국과 함께 소설 ‘고승열전’(전 25권) 시리즈가 방송돼 7년여 간 큰 인기를 끌었으며, · 등 다양한 불교서적을 저술했다. 불교언론사에 칼럼과 논설을 쓰는 등 불교 언론 발전에도 힘써 왔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연말, 조계종 제31회 포교대상(대중매체/문화부문)을 수상했다. 윤청광 이사장을 만나 그가 걸어온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고교 시절 박완일 강
1965년 가을, 어느 토요일 오후쯤으로 기억된다. 빈 강의실에서 동국대학교 문학동아리 합평회를 마치고 모두들 함께 나오는 길이었다. “자네 우리 집에 한 번 놀러오게.”지도교수로 모셨던 서정주(1915~2000) 선생님께서 나에게 건넨 말이다. 나는 순간 가슴이 뛰고 아찔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합평회에 내놓은 회원들의 작품 중에서 선생님이 호평을 해주신 뒤끝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나는 그분의 눈에 들게 되었고, 그 이후로 습작품을 들고 선생님 댁을 드나들게 되었다.집으로의 초대와 술대접선생님을 처음 뵌 것은 그보다 3
아버지는 나보다 세 살 위인 형에게 심부름을 시키곤 했는데, 형은 그 심부름의 임무를 받을 때마다 혼자 수행하려 하지 않고, 나를 손짓해 불러내서 앞장세우곤 했다. 엄존하는 가부장제 속에서, 형의 권력의 영향권 안에 있는 나는 싫든 좋든 형의 명을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형이 심부름을 수행하기 위해 나를 이용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형을 꾸짖으려 하지 않았다. 동생을 제압하고 사는 형의 행위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형의 권력나의 영육(靈肉)의 성장속도는 형보다 빨랐던 듯싶다. 형은 세 살 아래인 나보다 체구가
“라마불교 믿는 불자 절반 이상 사찰 부족, 집안 불단서 기도”저의 이름은 오란체첵입니다. 현재 주몽골대한민국대사관 영사과 행정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해가 되면 35살이고, 가족과 함께 몽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남편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데 올해 40살이 됩니다. 남편을 처음 만난 건 10년 전인데, 현재 아들과 딸 하나씩 있습니다. 아들은 여섯 살로 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될 예정이고, 딸은 두 살로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유목생활 하며 불교 신앙한 민족저는 몽골 서쪽에 위치한 호브드(Khovd)라는 지역에서 태어
한인사회 교회 중심 네트워크 형성“바른 信行으로 소리없는 포교”저의 이름은 조현일입니다. 한국 나이로는 57세가 되었습니다. 아내의 이름은 유복래로 저와 동갑입니다. 29살이 되는 듬직한 아들(조재현)과 25살이 되는 예쁘고 귀여운 딸(조수현)이 있습니다. 저의 큰누나가 1999년 경 토론토로 이민을 왔는데, 그로부터 6년 뒤인 2005년 12월 25일에 저의 가족은 아이들의 어학연수 차 토론토에 오게 되었습니다. 당시 1~2년 정도 어학연수 계획하고 왔는데, 아이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을 해서 2008년 6월 이민을 결행하게
“좋은 마음 가진 사람 늘어나면 좋은 세상 온다는 걸 알게 됐죠”저는 메이 뚜 뚜(May Thu Thu)라고 합니다. 미얀마 사람으로 올해 24살이 됩니다. 미얀마 양곤에 있는 회사에서 한국어통·번역사 및 사무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부모님과 저, 남동생을 포함해 네 명입니다. 제 고향은 미얀마 남서부에 위치한 에야와디주 하이지쭌(Hainggyi Kyun)섬인데, 부모님은 이곳에 살고 계십니다. 남동생은 양곤(Yangon)에 있는 대학교에 재학 중이어서 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미얀마 북쪽에 살고 있는 미얀마인들 중에는
한일 관계가 악화되기 전에 둘째 아들이 일본 동경에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물가도 비싸고, 학비도 비싼 나라에 가는 걸 아는지 장학금을 받으려 애썼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열심히 알아보곤 했다. 1학년 겨울방학이던 지난해 1월 새로운 아르바이트를 구했다며 조언을 구해왔다. 일본인에게 영어회화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였는데, 그 상대가 전직 의사로 팔순이 넘은 할아버지이다 보니 첫 만남에서 어떤 주제로 대화를 나눠야 할지에 대해 물어와 몇 가지 조언을 해주었다.며칠 뒤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수업 장소는 동경 시부야 인근의 고급요양원이었고,
“불교는 건강한 삶 돕는 훌륭한 생활지침”안녕하세요. 저는 율리아 라히만(Julia Reichmann)입니다. 새해가 되면 28살이 되고,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의 가족은 부모님과 언니, 오빠, 여동생, 남동생 등 모두 7명입니다. 독일에서는 대가족에 속합니다. 부모님과 남동생은 고향인 무든바흐(Mudenbach)에 살고, 언니와 오빠는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막내 여동생은 얼마 전 남자친구와 함께 뒤셀도르프(D?sseldorf)로 이사를 갔지요. 고향인 무든바흐는 아주 작은 마을인데 가까운
시비와 분별을 떠나면이 세상은 한 송이 연꽃지구촌에는 대략 200개의 나라가 존재합니다. 나라마다 기후도 다르고, 피부색도 다르며, 종교도 다양합니다. 나라별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보니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생각을 돌리면 그곳에 피안이 있듯이, 시비와 분별을 떠나면 이 세상은 한 송이 연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습니다. 독일·캐나다·몽골·미얀마에 사는 불자 가정의 훈훈한 삶을 소개합니다.
그대, 어디로 달려가는가?잠시 멈춰 살펴봄은 어떠한가?현대인들은 쉼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간다. 돈과 명예를 쟁취해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얼마만큼의 돈과 명예를 끌어 모아야 행복한 삶의 전제조건에 닿을 수 있을까? 혹시 우리의 마음이 너무 조급하고, 우리의 욕심이 과하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찾을 수 있는 행복을 내팽개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 마음의 멈춤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생의 멈춤을 실천한 사람들의 사례도 들어보자.
겨울이 오면 사랑도 함께 옵니다. 텅 빈 숲과 들판, 그 황량한 공간에 들어차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비우는 것이 채우는 것이라는 역설의 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고통이 필요했습니다. 껍질을 벗겨내는 아픔을 견디며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탑을 쌓을 수 있었기에 겨울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습니다. 겨울과 함께 찾아 온 사랑을 이웃에게도 조금씩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겨울의 침묵을 봄의 우렁찬 외침으로 길러내는 시간, 그 무량한 사랑으로 나를 지탱합니다. 이 겨울, 사랑하지 않으면 새봄은 오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