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기댈 곳이 필요했다. 각자의 이유로 혹은 공동의 이유로.본격적인 코비드19(COVID-19)가 2020년 벽두부터 요란했다. 숨을 곳이 필요했다. 내가 전염이 될까보다는 보균자로 피해를 줄까봐 두려웠다. 당연한 개인적 의무에 성숙한 시민의식, 국민의식이란 과대포장이 민망해 마스크 속으로 칩거했다.공간의 제약으로 대다수를 TV로 유턴시킨 것은 ‘미스터 트롯’. 흥이 많은 민족의 DNA를 자극한 ‘미스 트롯’의 뒤를 이은 미스터들의 트로트는 처음부터 관심이 뜨거웠다. 시청률이 폭주, 온 나라가 젊은 남자들의 꺾기와 콧소리와 바
올해 1월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가 ‘환경전염병(Ecodemic)’이라는 과학계의 분석이 나왔다. ‘환경전염병’은 미국 수의학자 마크 제롬 월터스(Mark Jerome Walters)가 자신의 저서 〈에코데믹, 새로운 전염병이 몰려온다(Six Modern Plagues)〉에서 제안한 개념으로, 자연 순환과정이 환경오염으로 인해 파괴되면서 신종 전염병이 발생·확산했다는 주장이다. 관련 내용과 함께 독립다큐 두 편, 대안으로 떠오르는 업사이클링 센터 한 곳을 소개한다.
비닐·플라스틱 줄이기는미래 세대 살리고뭇 생명 구하는 보살행미국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 1907~1964)은 1962년 살충제로 인한 생태계 파괴 실태를 고발한 〈침묵의 봄(The Silent Spring)〉을 출간했다. 책은 출간 전부터 미국 화학업계의 많은 공격을 받았지만, 미국의 풀뿌리 환경운동을 촉발시켰고 4월 22일 ‘지구의 날(Earth Day)’ 제정을 이끌어냈다. 〈침묵의 봄〉이 출간된 지 6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도서·영화·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미디어가 대중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
“깨끗한 세상 만들려‘재활용·새활용’ 계몽해요.”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다. 생활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빈 그릇 운동, 텀블러·장바구니 사용하기 등 개인과 단체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활동이 활발하다.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물건에 가치를 더해 새로운 제품으로 재생산하는 ‘업사이클’도 환경보호를 위한 움직임 중 하나다.‘업사이클’은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이 1993년부터 트
소사 백성목장과 〈금강경〉 법회백성욱(1897~1981) 박사님은 말년의 대부분을 소사 백성목장에서 보내셨다. 타계하시기 얼마 전 거처를 한강변 반도아파트로 옮기시고 거기서 열반하셨다. 나는 2019년 9월 소사 백성목장 옛터를 도반들과 함께 방문하고 박사님의 사리탑에 참배했다. 백성목장은 내가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을 온 곳이기도 하다.현재 그곳에는 선생님이 기거하시던 건물은 없어졌고, 선생님의 사리탑과 동국대학교에서 세운 비석만 남아있다. 원래 경기도 장흥 대승사에 모셨는데 어느 해 큰 홍수로 유실되기 직전에 이선우 도반 등이 이
우리는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55개국과 16건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시장이나 마트에서 중국산 참깨와 고춧가루, 고사리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소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이 관세무역 장벽까지 세워 국내 농가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이번 호 주인공은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전남 강진에서 2대째 농업을 이어 단감 생산·마케팅·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토룡단감 대표 김지용(37) 씨다. 전남 강진 신전면 용월리는 젊은 농부 김지용
양산 통도사 아미타삼존탱화(阿彌陀三尊幁畵)는 1993년 11월 19일 옥련암에서 도난당 했다.조선 후기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가로 220cm, 세로 190cm 크기다.아미타 불을 중심으로 좌우에 대세지보살과 관세음보살이 묘사되었으며, 아미타불이 서방 정토(西方淨土)에서 설법하는 장면이다.
강행복 2000년 作명상_76x56cm 목판
‘새말귀’ 수행론 정립·보급하며보림회 결성, 거사 禪風 일으켜백봉(白峯) 김기추(金基秋, 1908~1985) 거사는 1908년 부산 영도에서 한의원집 아들로 태어났다. 1923년 부산 제2상업학교에 입학했는데, 뒤늦게 설립한 일본계 학교를 ‘부산 제1상업학교’라고 부르는데 반발해 동맹휴학을 주도했다가 퇴학을 당했다. 20세 때는 민족 단결과 조선해방에 뜻을 둔 청년동맹인 부산청년동맹 3대 위원장을 맡아 일제에 항거하다가 부산형무소에 수감됐다. 이때 친동생인 김양추가 〈벽암록〉을 반입해줘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만기 출소 후에도 일제
다양한 형태 수행·공부 필수모든 사찰은 24시간 개방저는 부탄 수도인 팀푸(Timphu)에서 동쪽 도츄라 방향으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타쉬강(Tashigang) 곰파(사원)의 주지를 맡고 있는 덥왕 라마입니다. 제가 머물고 있는 타쉬강 곰파는 15세기 나왕 쵸겔에 의해 창건된 사원입니다. 저는 1940년 부탄 동부에 위치한 몽가르 현(Monger Dzongkhag)의 켕 닥사(Kheng Daksa)에서 태어났습니다. 7살 때 몽가르 현에서 북쪽 76km 떨어진 유서 깊은 룬체 현에서 출가해 예비 승려가 됐는데, 제게 계를 준 스님
예불·공양 관리하는 규찰소임자 스님 대상 범패 강의안녕하세요. 저는 대만 가오슝(高雄)의 불광산(佛光山) 불광산사(佛光山寺)에서 수행하는 혜호(慧豪) 스님입니다. 저는 한국 출신으로 15살이 되던 1999년 대만 불광산사에서 출가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불광산사의 호주도량인 남천사(南天寺)에서 구족계를 받았습니다. 저의 하루는 오전 5시 30분, 멀리서 들려오는 판(板)소리와 함께 시작합니다. 저는 불광산사에서 ‘규찰(糾察)’ 소임을 3년째 맡아보고 있습니다. 규찰은 예불·공양 등을 관리해 대중스님의 생활을 보필하는 직책입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양력 4월 30일(음 4월 8일)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봉축 행사는 음력 윤 4월 8일(양력 5월 30일)로 연기됐다. 부처님이 열반에 드신 지 2564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수행자들이 부처님이 걸었던 길을 따르고자 불퇴전의 원력으로 용맹정진하고 있다. 그 중 베트남·몽골·부탄·대만 스님들의 수행 24시를 소개한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취재에 협조해준 스님들께 지면을 빌려 감사를 전한다. 직장인 퇴근하며 저녁예불 참석 연 2회 단기출가·합동결혼식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 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됐지만, 다행히 국내는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급한 불을 잡았다고는 하지만, 잔불정리를 소홀히 하면 재확산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망률은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할 때 현저하게 낮다. 방역대책과 의료체계가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는 의료진의 노고 덕분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의사의 그늘에 가려져 좀체 드러나지 않는 간호사의 역할이 컸다. 이번 호 주인공은 혈액내과 병동에 근무하는 김유진(28) 간호사다. 김유진 간호사가 근무하는 서울의 혈액종양내과
‘멈추라’ 한마디로앙굴리말라를 교화하다자야망갈라가타(Jayamaṅgala Gāthā)의 네 번째 게송은 연쇄살인범 앙굴리말라에 대한 부처님의 승리 이야기이다. 앙굴리말라(Aṅgulimāla)는 극악무도한 연쇄살인자였다. 앙굴리(Aṅguli)는 ‘손가락’을 의미하고, 말라(Māla)는 ‘화환’을 의미한다. 두 글자가 합쳐져 ‘앙굴리말라’라는 이름이 부여 되었는데, ‘손가락 화환’이라는 의미이다. 앙굴리말라는 사람을 죽이고 죽은 사람들의 손가락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고
포르투갈 서쪽 1,500km 대서양에서유기농 재배하는 유럽 유일의 차밭유럽 남서부 이베리아반도 북서쪽에 9개 섬이 가족처럼 옹기종기 모여 아조레스 제도(Azores Islands)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는 유럽에 단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차밭이 13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품질 좋은 차가 생산될 수 있는 이유는 산성화된 화산 토양과 연중 10℃~26.7℃로 유지되는 기온, 연평균 1,270mm의 많은 강우량, 풍부한 일조량, 높은 습도 등 지중해성 기후로 차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아조레스 제도의
인도는 불교가 성립한 부처님의 나라다. 인도의 불교도들은 붓다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 자신들도 붓다가 되기 위해 용맹정진했다. 그러나 인도의 혹독한 날씨는 수행에 큰 장애물이었다. 그래서 날씨와 무관하게 수행을 할 수 있는 석굴을 조성했다. 현재 인도에는 1,300여 개의 석굴이 남아 있는데, 아잔타석굴은 그 중에서 종교적·예술적으로 가장 가치가 뛰어나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800년 간 1,300곳 석굴 조성석굴사원은 수행자에게 모든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최상의 수행공간이다.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도 않고, 항
재산을 불려주는 소아주 오래 전 인도 땅에 바라문 한 사람이 송아지 한 마리를 사왔습니다. 이 송아지는 동물희생제에 쓰일 운명이었지만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지게 됐습니다. 바라문은 송아지를 데려와서는 난디 비살라라는 이름도 붙여주고 사랑을 담뿍 담아서 길렀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난 난디 비살라가 어느 날 바라문에게 말했습니다.“저는 인도 땅에서 가장 힘이 센 소입니다. 그러니 소를 많이 키우고 있는 부유한 상인에게 가서 이렇게 말하십시오. ‘우리 집 수소는 짐을 가득 실은 수레 백 냥(輛)을 한 번에 끌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도 그런
지인을 만나러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사무실에 들렀다. 안면 익은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 딴에는 도움이 되라고 몇 마디 조언을 했는데, 한 후배가 “선배님 꼰대 같아요.”라고 말했다. 농담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벼운 분위기여서 웃어넘겼지만 ‘내가 꼰대라고?’하는 생각이 마음 한편에서 떠나지 않았다.최근 “라떼는 말이야~”라는 표현이 유행이다. 기성세대가 훈계조로 쓰는 ‘나 때는 말이야~’를 풍자한 말이다. ‘꼰대’는 권위적인 사고를 하는 기성세대를 ‘늙은이’에 빗댄 은어인데, 지금은 나이를 떠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
지각을 한 날, 나는 선생님의 출석부에 결석으로 처리되어 있었다. 선생님이 출석 점호를 하는 때에 나는 막 운동장에 들어서고 있었고, 뒤늦게 교실로 들어왔지만 선생은 나의 결석을 지각으로 표시하는 것을 깜빡 잊어버리곤 했다. 나는 네 시간 수업을 빠짐없이 받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나는 그 날 학교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와 같은 일이 늘 반복되었으므로 학년말에 성적표를 받아보면 결석이 다섯 개쯤 되어서 개근상도 정근상도 받지 못했다. 아버지의 공책검사매 학년 말에 나는 항상 우등상은 받았지만 개근상은 한
필자는 지난 호에서 인간은 육체만으로 구성된 단일 구조가 아니라 육체(불교에서는 化身) 이외에 파동구조(불교에서는 報身)와 마음(불교에서는 法身)이 존재한다는 3중구조론을 주장했습니다. 오늘날 서구과학계를 포함해 우리나라에서도 ‘마음이 뇌에서 생성된다.’는 유물론적 주장이 대세인 마당에 필자가 굳이 3중구조론을 주장하는 이유는 평소 의사 입장에서 가지고 있던 현대의학에 대한 불만 때문입니다. 그 중 가장 큰 불만은 현대의학이 마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의해 생기는 병을 ‘원인불명’으로 처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