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깊은 물이나 계곡을 건너기 위해 돌과 나무로 다리를 만들었다. 다리는 어느 한 곳과 다른 한 곳을 연결해주는 매개체라는 이유로 상징적 의미로도 자주 사용됐다. 대표적 예가 사찰에 놓여 중생의 세계와 부처의 세계, 즉 차안(此岸)과 피안(彼岸)을 이어주는 경우다. 현재 우리나라 사찰에는 옛 다리가 여럿 남아 있다. 어디 사찰뿐일까? 궁궐에도 아름다움을 위해, 한적한 마을에도 백성들의 편리함을 위해 다리는 놓였다. 이런 다리는 대부분 종교적 의미나, 민중의 염원 등 갖가지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옛 다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시
내시경 검사는 나이가 들수록 두려운 검사 중의 하나이다. 수면내시경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수면내시경을 하다가 죽기도 하고 식물인간이 되기도 한다는 기사를 보면 왠지 찜찜해서 망설여진다. 수면 내시경을 받는 두 집단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있다. A그룹은 20분짜리 수면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처음 10분은 환자를 억지로 고통스럽게 하고, 후반 10분은 의도적으로 편하게 내시경 검사를 했다. B그룹은 반대로 처음 10분은 편하게 검사하고, 나중 10분은 환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검사를 했다. 검사가 끝나고 두 그룹에게 검사가 어땠느냐
선재동자에게 깨달음의 길 알려주려고사방이 어둑한 가운데 저 멀리 하늘에 두둥실 달이 떴습니다. 달빛이 은은하게 쏟아져 내립니다. 달빛 속에서 환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이가 있으니, 관세음보살님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의 모습을 보자면, 세상 그 누구보다 화려하게 차려 입었습니다. 목에는 아름다운 보석목걸이를 걸었고, 머리에는 화려한 관을 쓰고 계십니다. 눈부시게 화려한 차림새 위에 날아갈 듯 가벼운 너울을 쓰고 계십니다. 하늘의 달빛이 그 하얀 너울에 반사되어 화사함을 더합니다. 지금 이곳은 보타락가산. 어둠이
지옥중생을 교화하고자 지옥 문전을 떠나지 않으시고 천 줄기, 만 줄기 눈물을 흘리시는 지장보살. 이보다 더 거룩한 이야기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지장보살본원경〉을 보면 문수보살이 “지장보살이 자신의 성불을 미루고 십지보살에 머물면서 교화한 중생의 숫자를 나의 지혜로도 셀 수 없다.”고 말하면서 부처님께 지장보살이 과거세에 지은 공덕을 말씀해주시길 청한다.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설하신다.“지장보살이 십지과위를 증득한 이래 교화한 이의 숫자는 항하사수보다 많다. 하물며, 성문이나 벽지불로 있을 때의 일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장
고사(固辭)의 마음이 있었지만 얼결에 수락을 하다 보니, 걱정도 되지만 한편으로 설렘도 있다. 나는 문학을 공부한 후 아나운서가 되어 방송을 하고, 때로 글을 쓰고 살아왔다. 하지만 주로 남의 글을 읽는 즐거움이 있었을 뿐 평론을 하거나 분석을 해 본 적은 없다. 또한 불자로 살아왔지만 기회가 닿아 두어 해 동안 새벽잠에서 깨어 서너 번 〈묘법연화경〉과 〈한글 팔만대장경〉을 소리 내어 읽었던 적 외엔 부처님 말씀을 깊이 공부한 적도 없다. 그런데 앞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연속으로 읽어 드리려니 이 또한 걱정이 앞
김법영전각가.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3회와 다수의 입선 경력이 있다. 각국 IOC 위원의 전각을 제작하는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서울 안국동에서 자신의 호를 딴 후재전각실을 운영 중이다.
어떤 대상을 찬탄하고 그 대상에 예경하는 행위는 그 대상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신뢰의 표현이다. 특정 대상에 존경과 신뢰를 가지려면 가장 먼저 그 대상에 대해 일정 수준 이상의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호에 살펴보고자 하는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과 더불어 한국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불보살님이라 할 수 있다. 불교를 신앙하지 않는 사람도 그 명호를 들어보았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다.그런데 막상 ‘관세음보살이 누구인가?’하고 물으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절에 오래 다닌 불자도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나 조석
아들아, 오늘 아침 취업시험을 보러가는 너의 뒷모습이 너무나 짠하게 다가와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엄마는 “이번엔 꼭 합격했으면 좋겠는데…….”하며 간절한 기도를 올리더구나. 엄마아빠의 이러한 간절함마저도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구나.하지만 아들아, 너무 걱정하지 마라. 다 잘 될 것이다. 마음 느긋하게 먹고 긍정적인 자세로 시험에 임하도록 해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눅 들거나 용기를 잃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임하길 바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영국의 역사학자 아널
| 청춘을 힘들게 하는 사회어느 사회이건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문제 즉, 사회문제가 있기 마련이다. 요즘 우리 사회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청년 실업이다. 청년은 생애주기에서 가장 왕성한 시기로 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취업준비로 황금 같은 시기를 썩히고 있다. 청년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일자리이다. 그런데 일자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자신의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으로 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추게 된다.그런데 요즘의 청년은 시급을 받고 노동의 대가로 받은 일당으로 소비를 하고 있다
유마거사, 병을 앓다유마거사는 발지국 바이살리에 사는 대부호다. 그는 불교에 깊이 통달했고, 삼계에 대한 집착을 여의었으며, 처자를 거느리고 있으면서도 청정한 행을 닦는데 한시도 게으르지 않았다.가난한 이에게 재물을 나눠주고, 이교도에게 바른 가르침을 일러 주었으며,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술집과 노름판에도 끼어들었으나 정기(精氣)를 흩뜨리지 않았다. 이렇게 이르는 곳마다 명쾌한 토론과 법문으로 묘법을 전하는 일에 힘썼다.그런 그가 병으로 몸져누웠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병문안을 가게 됐다. 부처님께서도 유마거사가 병으로 누웠다는
인생은 장기적 승부잖니?영모야!내가 정년퇴직을 한지도 벌써 두 해 째구나. 네가 졸업한지는 몇 년 째라고 했지? 이제 너도 아주 젊은 나이라고는 못하겠구나. 준영이의 결혼식에 주례를 맡았던 덕분에 너희들을 만나 참으로 반가웠다. 너희들 대학시절 추억 속에 있는 내 자리를 확인하면서 참으로 감회도 많았구나. 그러던 가운데 너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듣게 되고, 너희들의 고민도 들으면서 주제넘게 내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아, ‘선생 버릇은 버리기 힘들구나.’ 싶어 돌아와 혼자 웃었다.너희들이 결혼하기도 그리 쉽지 않고, 또 아이 낳
세상 한복판 서 있는 그대에게그대가 살고 있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 시간 또한 현기증이 날 만큼 급히 흘러간다. 바야흐로 글로벌 자본주의 세상이다. 이 세상은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잡아먹는 잔인한 정글세상이다. 넋을 놓고 가만히 서 있으면 나 스스로가 세상에게 잡아먹히고 소멸된다.세상의 모든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 금수저나 은수저를 물고 태어났건 흙수저를 물고 태어났건 모든 젊은이들은 세상을 향해 도전하듯이 살지 않으면 안 된다.세상에는 일자리들이 수없이 많은 분야에 걸쳐 얼마든지 있다. 내가 알지 못
백성의 편에서 구상한 화폐 주조의천 스님은 송나라에 머물 때 불교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의 실물 경제도 유심히 관찰해 고려의 대표적인 화폐인 해동통보(海東通寶)를 유통시키는 데 이바지했다. 당시 송나라의 수도인 개봉을 비롯해 여러 도시와 항구를 방문하면서 사람들이 화폐를 매개로 물건을 매매하는 모습은 그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참으로 신기하구나.”어느 날 의천 스님이 인파로 북적이는 개봉의 시장거리를 유심히 관찰하며 고개를 몇 번이나 끄덕였다. 곁에서 수행하던 제자 수개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스님, 무엇을 보셨기에 신기하다고
조선시대에는 신분의 귀천을 떠나 나이 80을 넘으면 조정에서 잔치를 열어주는 ‘양로연(養老宴)’ 제도가 있었다. ‘양로연’은 국상이나 흉년을 제외하고는 중단하지 않을 정도로 국가 중대사의 하나였다. 한양에서는 왕과 왕비가, 지방에서는 지방관이 축하연을 베풀었다. 90세가 넘으면 매년 술과 고기ㆍ술잔을 챙겨줬고, 100세를 넘으면 1년 치 쌀과 함께 매달 술과 고기를 받았다고 한다. 또한 임금조차도 그들을 깍듯이 예우했다.2018년, 우리 사회는 바야흐로 100세 시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JTS는 ‘Join Together Society’의 약자다. 풀이하면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만나 인종ㆍ종교ㆍ민족ㆍ성별ㆍ사상ㆍ이념에 관계없이 작은 힘을 함께 모아 협력하여 일해 가고자 하는 모임이다.인도 JTS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6년간 고행하셨던 전(前) 정각산 아래 15개 마을을 대상으로 교육ㆍ의료ㆍ마을개발ㆍ긴급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곳은 부처님 재세 시에 시체를 갖다 버리던 곳이다. 그래서 ‘버려진 땅’이란 이름 ‘둥게스와리’라고 불린다. 이곳 주민 80%는 만지면 더러워진다는 불가
탁발로 하루 시작, 평생 한 번 출가결혼 · 화장 등 불교 역할 일상 깊숙이 태국의 상좌부불교태국의 국토 면적은 51만 3,120㎢로 세계 51위이다. 프랑스나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와 비슷한 넓이다. 한반도의 2.3배, 대한민국의 5배에 해당하는데, 평야가 많다. 미얀마 · 캄보디아 · 라오스 · 말레이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인구는 약 6,900만 명(2018년 기준)에 달한다. 다수 종족은 타이족이지만
우주의 실체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지난 호에서는 ‘제2차 마음과 생명 회의’의 일부를 간략하게 소개한 바 있다. 이번 호에서는 1997년 10월 27일부터 5일간 ‘신물리학과 우주론’이란 주제로 인도 다람살라의 달라이라마 공관에서 열린 제6차 ‘마음과 생명 회의’의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회의는 미국과 유럽의 저명한 과학자 여섯 명과 달라이라마, 그리고 두 명의 통역이 참가한 가운데 하루에 8시간씩 빈틈없이 진행되었다. 제6차 회의 선정 위원핑켈스타인(D. R. Finkelstein) : 조지아공과대학 물리학과
대전 광수사와 불연(佛緣) 맺고대석 스님 노랫말에 곡 붙여지난 10월 14일 오후 서울 KBS홀에서 제2회 도솔 전국합창제가 열렸다. 예선을 통과한 11개 팀이 본선에 참여했는데, 열기가 대단했다. 비록 올해로 두 번째 열린 경연이지만, 전문적인 합창 경연이라는 점과 푸짐한 상금 등으로 인해 불교음악계의 여느 대회보다 관심 높은 대회였다.불교문화 후원을 위해 도솔회를 직접 창립하고, 불교합창대회를 이끌고 있는 분은 함현 스님이다. “이번 합창대회가 씨앗이 되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찬불가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하며,
제주도 전역을 지배하는 한라산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는 1,950m이다. 한라산이라는 이름은 산이 높아 산정에 서면 은하수를 잡아당길 수 있다는 뜻이며, 부악 · 원산 ·선산 ·두무악 ·영주산 ·부라산 ·혈망봉 ·여장군 등으로도 불려왔다. 특히 한라산은 화산활동이 잠시 멈춘 휴화산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1002년과 1007년에 분화했다는 기록과 1455년과 1670년에 지진이 발생하여 큰 피해가 있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세친의 〈대승오온론〉 역주서〈오온과 유식〉모로 시게키 저 ㆍ 김명우 옮김 / 민족사 / 20,000원 유식을 근본사상으로 하는 유식학파는 중관학파(中觀學派)와 더불어 대승불교의 양대 학파로 불린다. 유식(唯識)사상은 무착과 세친에 의해 체계화되고 발전했다. 세친(世親, Vasubandhu, 400~480)은 유식사상을 크게 일으킨 인물로, 〈유식삼십송〉ㆍ〈유식이십론〉ㆍ〈대승오온론〉 등 유식 관련 저술을 많이 남겼다.〈오온과 유식〉은 일본의 촉망받는 유식학 학자인 모로 시게키(師茂樹) 하나조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