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7층소탑(고려시대, 높이 36cm, 9.2×9.2cm)기단부·탑신부·상륜부가 완비된 소형 금동탑이다. 둥근 기단 위에 세운 1·2층은 한 면에 4개의 기둥을, 3~7층은 면당 3개의 기둥을 세우고 있다. 각 층은 옥신과 옥개로 구분된다. 옥개석에는 기왓골이 묘사되어 있어서 목조건축 양식을 모방해 주조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오철만 사진작가 / 인도 룸비니의 드넓은 평원.
싸라기눈과붉은 동백꽃새 달력을 받고내가 살고 있는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에서 가장 가까운 농협은 하귀농협인데, 오늘은 하귀농협에서 새해 달력이 배달되어 왔다. 아주 큰 달력이었다. 글씨가 큼직큼직했고, 음력과 절기가 표시되어 있었고, 또 농작물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적혀 있었다. 가령 양력 1월에는 노지감귤·한라봉 등 만감류, 쪽파·마늘·만생종 양파·브로콜리·봄 감자·보리 등의 작물을 관리하는 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이른바 농사 달력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 달력을 받았더니 비록 나는 텃밭을 가꾸는 사람에 불과하지만
“30년 전 대성사 어린이회 추억황룡사 어린이회 지도 큰 도움”천태종 전국 사찰 중 현재 어린이회를 운영 중인 사찰은 42곳이다. 어린이회는 불교의 미래를 이끌어갈 동량(棟樑)을 키우는 터전으로 그 중요성과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어린이회’의 주인공은 당연히 ‘어린이’이지만, 이들을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는 존재는 바로 지도교사이다. 2024년에는 어린이·학생 불자의 양성을 위해 전국 각 지역 사찰에서 포교 활동을 펼치는 어린이회 지도교사들을 만나 그들의 보람과 애환을 들어보고자 한다. 첫 순서는 2018년부터 인천
사찰문화재 10만 컷 찍다가토속·무속 담은 민화 푹 빠져민화는 ‘백성[民]이 사랑한 그림[畵]’이다. 민화에 그려진 다양한 상징물에는 선조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그려진 사물에 따라 장생도·화훼도·소과도·화조도·축수도 등 종류도 다양하다.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민화는 꽤 오랜 기간 속화(俗畫)·잡화(雜畵)로 불리며 대중의 관심에서는 멀어져 있었다.운명처럼 민화를 만나 그 매력에 푹 빠져 한평생 민화를 수집한 이가 있다. 윤열수(76) 가회민화박물관장이다. 2002년 가회민화박물관을 설립한 그는 현재 국·내외 전시를 통해
중독의 원인은 탐·진·치명상의 일상화로 벗어나자“라아 미사미 나사야, 나베 사미사미 나사야, 모하자라 미사미 나사야.”이 구절은 ‘신묘장구대다라니’에 포함된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으로 여기서 ‘미사미’는 ‘비상(非常)’·‘독(毒)’ 등의 의미가 있다. ‘라아 미사미’는 탐욕의 독, ‘나베 사미사미’는 분노의 독, ‘모하자라 미사미’는 어리석은 행동의 독이고, ‘나사야’는 ‘낫도록 해주십시오, 벗어나도록 해 주십시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중독은 질병이다대비주(大悲呪)의 이 구절에는 ‘탐진치’ 삼독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를 청정하
산꼭대기 사찰서 먹은새해 첫날 떡국 한 그릇‘밥값하고 사는가?’사찰에서 공양할 때마다 매 순간 마음속을 강하게 울리는 ‘화두’이다. 어린이법회에 다니던 때부터 사찰에서 음식을 먹었으니 45년가량 사찰음식을 먹은 셈이다. 단언컨대 그 세월 동안, 법회 참석부터 합창단 지휘와 공연 등을 하면서 먹어본 사찰음식은 전부 맛있었다. 사찰에 들어서는 순간 느껴지는 맑은 기운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사찰음식이 조화를 이루는데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식탐 생길 때 ‘참회진언’ 암송〈아함경(阿含經)〉에는 “음식을 정도에 맞게 절제하면 다음
수행 밑거름으로 삼을음식 만드는 신성한 영역‘주인의 자리’인 동쪽에 위치사찰 부엌을 ‘공양간(供養間)’이라 부른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공양’이 식사를 뜻하는 말로 쓰인 것처럼 ‘공양간’이란 용어 또한 근현대 어느 시기에 정착된 듯하다. 이전에는 정지·정주·부엌이라 불렀고, 문헌에는 고원(庫院)·고주(庫廚)·향적당(香積堂)·주방(廚房) 등이라 기록하였다. 은해사 백흥암·백양사·금산사·동학사 등의 공양간에는 지금도 ‘향기로운 음식이 가득한 곳’이라 하여 ‘향적당’·‘향적실’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사찰의 공양간은 대
조선 초 성리학의취약한 사후세계불교의례로 보완한국 전통문화에서 불교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문화재청이 지정한 국가무형문화재 중 불교 무형문화유산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다. 1973년 봉원사 영산재(靈山齋)가 중요무형문화재 50호로 지정된 이후 2013년과 2014년 들어서야 불교 의례로 수륙재(水陸齋)가 지정됐다는 사실은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당시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125호로 삼화사수륙재, 126호로 진관사수륙재 그리고 127호로 아랫녘수륙재를 지정했다. 여기서 수륙재의 무차평등한 법식(法式)과 재회(齋會)의 연원을
보석 장식한 광배와 대좌신라 장인 예술혼 깃들어부처님은 깨달음을 얻은 존재로서 일반인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32가지 모습과 82가지 특징, 즉 삼십이상(三十二相) 팔십종호(八十種好)를 지닌다고 알려져 있다. 이 특징 가운데는 우리가 잘 아는 부처님의 모습처럼 튀어나온 정수리인 육계나 나선형으로 돌돌 말린 소라 모양 머리 등이 있고, 전혀 현실에서는 보기 어려울 것 같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팔이나 물갈퀴 같은 특징도 있다. 부처님의 모습을 재현한 삼국시대부터 지금까지 불상에 이 모든 특징을 담지는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금빛으로 빛
전미경 2023년 作자연, 공존 06 _ 28x20cm _ 종이에 자연물 전미경 작가는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작품 ‘공작새’와 ‘세레나데2’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실렸다. 저서로 〈풀꽃으로 그리는 그림 압화〉·〈풀꽃 그림〉·〈풀꽃으로 그린 풍경〉 이 있다.
목조촛대(조선시대, 높이 62cm, 폭 18.7cm)촛대의 밑받침은 연잎 무늬 위에 녹색이 채색돼 있고, 촛대 중간 부분에는 연꽃 줄기를 표현한 덩굴 문양이 양각돼 있다. 맨 위 촛대 받침은 밑받침과 대비되는 구조로 연잎 무늬가 동일하게 양각되어 있는데, 채색하지 않은 나무의 본색을 띠고 있다.
두 대의 자전거내 집에는 두 대의 자전거가 있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사를 오면서 다른 세간살이와 함께 배에 실려 왔다. 그런데 창고를 짓지 못해 그만 바깥에 세워두게 되었는데, 비와 바람과 이슬과 서리와 눈을 맞고 서 있는 모습이 볼 때마다 미안하고 딱했다. 비닐로 안장을 싸매고 자전거 전체를 또 한 번 덮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는 풍찬노숙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타이어는 펑크가 났고 바퀴에는 녹이 슬었다. 점점 방치되어 추레한 행색이 되고 말았다.얼마 전 자전거를 가만히 보고 있는데 옛날 생각이 문득 났다. 아버지께서 김
한 환경예술가가 10여 년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바다 등 환경오염 지역, 가뭄과 물 부족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기후 재난 지역,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종 등을 렌즈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지난 호에 소개한 ‘제자리에 없는 물질’과 함께 제20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지구를 지켜라!:액셔니스트의 삶’ 부문에 출품된 환경다큐멘터리 ‘지구보호단(EARTH PROTECTORS)’이다.감독이자 주인공은 프랑스계 미국인 여류 사진작가 앤 드 카르부치아(Anne de Carbuccia, 이하 앤)다. 그녀는 ‘인간이 활동하거나
현대인의 삶은 바쁘다. 매일 해야할 일도 많고, 신경 써야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빨리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늘 바쁘고 여러 가지 걱정에 시달린다. 돈 문제, 자녀 문제, 직장 문제, 인간관계 문제로 걱정하며 괴로워한다. 그러나 삶에서 부딪히는 모든 문제는 사소한 것이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소멸하게 되는 죽음 앞에서 모든 삶의 문제는 사소한 것이다.생자필멸(生者必滅), 즉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는다. 우리의 삶은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다. ‘모르스 세르타, 호라 인세르타(Mors certa, hora incerta.)’
천태종 서울 명락사(주지 자운 스님)에서 신행활동을 하고 있는 정태유(69) 불자는 어렸을 적부터 지독한 가난과 싸우며 가족을 건사하느라 부처님 법을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삶을 살았다. 그는 늘 마음속에 ‘은퇴를 하면 꼭 부처님 도량에서 봉사를 하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그 다짐처럼 은퇴 후 명락사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정태유 불자를 만나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고1 중퇴, 직업전선 뛰어들어정태유 불자는 1954년 11월 경상북도 경주시 천북면에서 3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부모님은 농사를 지었는데,
‘법정’ 국수? 웬 뜬금없는 법정 국수! 다소 무례하게 들릴 수 있고 낯선 이름의 국수 이름을 불쑥 말하면서 사찰음식을 이야기하려니 나도 조심스럽다. 사찰 음식에 대한 풀이나 설명은 30만 어휘가 수록된 국어 대사전에도 없다. ‘사찰’ 따로 ‘음식’ 따로 어휘설명이 돼 있을 뿐이다. 그러나 별다른 풀이나 설명 없이도 사찰음식이 무언지는 알 수 있겠다. 간단하다. 사찰은 절이요, 음식은 먹고 마시는 것. 그러니까 수행하는 스님들이나 절에 법회 때 모인 신도들이 끼니때에 먹거나 마시는 음식, 그것이 사찰음식일 것이다. 그러니 보통의 사
편백(扁柏)나무는 피톤치드(식물이 박테리아·해충의 퇴치를 위해 생산하는 유기화합물)가 많이 나오는 유익한 나무다. 전남 장성군과 전북 고창군에 걸쳐있는 축령산은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나무의 군락지다.전북 순창 출신인 독립운동가 임종국(林種國, 1915~1987) 선생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황폐화한 산림에 34년 간 편백나무·삼나무·낙엽송 등 78만 그루를 심고 가꿨다. 오늘날 국립장성치유의숲은 그렇게 만들어졌다.장성치유의숲을 대표하는 수종은 편백나무와 삼나무다. 잎이 닮아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같
휘발성 강한 유화 물감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사방의 벽은 부처님·꽃·오두막 등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채워져 있었다. 작품마다 붓 자국이 선명했다. 한 가운데 놓인 이젤(Easel)에 다가가 보니 캔버스에 형태를 알아보기 힘든 겹겹의 물감이 덧칠해져 있었다. 고개를 갸웃하며 몇 걸음 물러나 살펴보니 흐드러지게 핀 꽃송이였다.서양화가 조재익(60)은 지난 8월 ‘무경계(無境界·No boundary)’를 주제로 스물한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무경계란 곧 ‘나 없음’이며 ‘애씀 없는 노력’이다. 이를 캔버스에 드러내고자 했다.”
불교 경전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진 문학작품과 동화는 의외로 많습니다. 우리나라 고전 문학이나 동화 중에도 이런 사례가 여럿 있지요. 그 가운데 〈옹고집전(雍固執傳)〉과 〈심청전(沈淸傳)〉은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힙니다. 〈두껍전〉·〈별주부전〉 같은 작품도 부처님 〈본생담〉에 비슷한 구조를 가진 작품이 있어, 불교와의 연관성을 유추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다고 이 작품들이 불교 작품을 그대로 본 따 만들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 이야기가 비슷하기에 사람이 만들어 내는 문화도 비슷할 수밖에 없지요. 서로 다른 수많은 시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