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밑온정이 절실한 때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추위가 일찍 찾아왔다. 동절기 난방준비를 하지 못한 경제적 빈곤 가정에서는 걱정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우리 종단은 올해도 예외 없이 연말연시를 맞아 불우이웃에 대한 자비의 손길을 11월 초부터 꾸준히 전개해오고 있다. 이미 천태종은 11월 8일 단양 관내 생활고를 겪는 저소득가정 99군데에 자비의 연탄 5만장을 기부했다. 이를 신호탄 삼아 부산 삼광사는 같은 달 1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하늘다리에서 ‘2017 사랑의 김치나눔 한마당’을 개최하고, 35톤의 김치를 소외계층과 홀로어르신
사설
금강신문
2017.11.27 13:37
-
이야기 가지고 있는 시정서 치유에 활용하면망각과 회상 우울 치료 도움나무는 사계절의 문학이다. 봄에서 한여름의 나무가 사람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저장한 창고라면, 가을에서 겨울의 나무는 담백한 좌정 삼매에 이르는 노정의 시(詩)일 것이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노랗고 붉은 잎으로 장엄한 나무가 삶의 곡절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면, 회색 대기에 마른가지를 드리운 채 우뚝 선 나무는 서사를 은닉한 하나의 은유와 상징이 된다.인간은 존재방식에서 나무를 닮고 시와 소설의 양식을 따른다. 시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사를 은닉하고, 상징
문화칼럼
백원기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2017.11.27 13:37
-
예부터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무더운 날씨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먹을 것이 풍부해지는 가을이야말로 책읽기에 적격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그러나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상’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시간은 매우 짧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평일 기준으로 6분에 불과하다는 게 통계청의 보고 자료입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5년 펴낸 ‘국민독서실태조사’ 보고서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 연간 독서율은 65.3%입니다. 연간 독서율이란
지상설법
천태종 춘광 총무원장
2017.10.27 10:31
-
전형적인 불교국가 미얀마소수인종 로힝야족 탄압불자들에게 실망감 안겨미얀마에서 소수인종 그룹인 로힝야족에 대해 인종청소 수준의 말살이 자행되고 있다. 그 배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웅산 수치여사가 있다. 미얀마정부의 실권자인 수치여사는 침묵 일관으로 사실상 로힝야족 탄압을 묵인하고 있다는 보도가 뒤따르고 있다. 이 기사들은 불자들이 당혹감을 지울 수 없게 한다.미얀마는 전형적 불교국가가 아닌가? 심지어 50년대 우누정권은 불교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자본주의 병폐를 극복하려 했다. 불교적 공동체 삶을 원했다. 그래서 공산주의·맑시즘에
불교시론
이민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2017.10.27 09:39
-
불복장 장엄한 종교의식불자들 개인물품 넣기도간절한 소망 담는 장치영남의 어느 사찰에서 불상을 조성해 모실 때였다. 점안을 앞두고 불상 내부에 여러 물목을 봉안하는 불복장(佛腹藏)을 하면서, 신도들에게 특별히 원하는 납입물품이 있으면 미리 가져오도록 하였다. 그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이 있었는데, 천주교 신자였던 이가 불교에 귀의하면서 자신이 지녔던 묵주를 발원문과 함께 가져온 것이다. 발원문에는 “십자가를 부처님께 바쳐 불가에 귀의함을 증명코자 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불상 안에 십자가를 넣다니, 뭔가 불경스러운 일처럼 느껴
문화칼럼
구미래 불교민속연구소장
2017.10.27 09:38
-
달구벌에 천태 법음이 전해진지 반세기가 되었다. 천태종 대구 대성사는 10월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도용 종정예하를 비롯해 3,000여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돌멩이 하나하나를 모아 공든 탑을 쌓듯 50년의 세월 동안 불사와 함께 지역 포교를 선도해온 대성사 신도들의 지극한 원력과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춘광 총무원장도 기념법회에서 대성사 신도들의 굳센 신심을 치하했다. 스님은 “지역 천태불자님들이 견고한 신심과 웅장한 원력으로 50년 역사를 일구어 오신 것은 우리 종단의 자랑이고 한국불교의 자부심”이라 덕
사설
금강신문
2017.10.27 09:37
-
교단자정센터가 18년간의 활동을 접고 이웃종교와 함께 가칭 ‘종교재정연구소’로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1998년 조계종 폭력사태는 외신을 타고 전 세계에 퍼져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고, 이를 계기로 교단자정센터가 탄생했다. 교단자정센터는 1994년 폭력사태에 이어 4년 만에 또 다시 폭력사태를 야기해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자, 사회가 합의한 법과 제도를 준수하고 계율과 종헌종법이 준수될 수 있도록 감시·외호하기 위하여 재가자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 실제 교단자정센터는 18년 동안 여러 부패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는데 적지 않
사설
금강신문
2017.10.27 09:36
-
“보살은 자비심으로 모든 중생, 즉 인간 및 날고 기는 벌레에 이르기까지 어여삐 여기고 갓난아이를 대하듯 보호하여 구제하라.”경전에 나오는 부처님 말씀입니다. 부처님은 다른 생명을 대할 때 갓난아이를 대하듯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어떠한 조건도 바라지 않는 깊은 사랑, 즉 대비심(大悲心)을 체(體)로 삼아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불교는 그래서 ‘아힘사(ahims)’를 기본사상으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아힘사’는 살아있는 모든 생물을 죽이지 말며(불살생), 해하지 말고(비폭력), 동정과 자비를 베풀라는 뜻입니다. 원
지상설법
천태종 운덕 대종사
2017.09.25 10:36
-
욕망의 끝은 파멸권력 무상이 보여줘욕망에 구속되지 않아야기원정사의 종소리/제행무상의 울림이 있나니/사라쌍수의 꽃 색(色)/성자필쇠(盛者必衰)의 이치를나타낸다.교만한 자 오래 가지 못하고/그저 봄밤의 꿈과 같으니,용맹한 자도 결국 사라지고 /모두 바람 앞의 티끌과 같나니...유명한 〈겐지 모노가타리(源氏物語)〉와 함께, 일본의 대표적 고전문학 소설의 하나인 〈헤이케 모노가타리(平家物語)〉 첫 장에 나오는 서시(序詩)로, 찰나적 부귀영화에 대한 불교적 무상관이 깊게 깔려 있는 시구이다.〈헤이케 모노가타리(平家物語)〉는 1240년 경 지
불교시론
윤창화 민족사 대표, 당송시대 선원 연구자
2017.09.25 10:06
-
북한 주민 어려운 생활생사 걸린 메뚜기 잡이 한창메뚜기 잡아 쌀로 바꿔어느새 매미 울음이 사라진 자리에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산하를 채우고 있다. 가을을 여는 소리와 함께 메뚜기와 여치, 잠자리는 가을을 알리는 전령이다. 메뚜기는 논과 밭 등 풀숲에서 큰 떼를 지어 하늘을 날아 이동하는 비황(飛蝗)형과 풀무치 등 군생(群生)하는 유형이 있는데 방아깨비, 딱다기, 각시메뚜기, 두꺼비메뚜기, 팥중이, 콩중이 등 이름도 여러 가지다.〈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성종실록〉 등에 기록된 메뚜기는 “추수철에 잡아 반찬용으로 말렸다
문화칼럼
이지범 고려대장경연구소장
2017.09.25 10:05
-
매 윤년마다 단양 구인사와 주요 사찰에서 수륙영산대재 및 생전예수재를 봉행해오던 천태종이 지난 9월 8~12일까지 5일간 총본산 단양 구인사에서 유주무주 고혼의 천도와 남북통일ㆍ국민화합을 기원하며 ‘수륙영산대재 및 생전예수재’를 봉행했다. 회향일인 12일에는 구인사 삼회향놀이보존회가 뒤풀이 마당인 삼회향놀이(충북도 무형문화재 제25호)도 펼쳤다. 2012년 5월 충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 고시된 이후 영산재와 삼회향놀이가 한데 어우러져 대규모로 펼쳐진 것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뜻깊은 행사가 원만하게 회향하도록 노고를 아끼
사설
금강신문
2017.09.25 10:04
-
가을을 맞아 천태종의 문화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먼저 10월 21일 제15회 천태차문화대회가 구인사 광명전에서 개최되는 것을 비롯해 분당 대광사에서는 다문화가족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2017년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가을 예술제’가 10월 14일 열린다. 또 천태종이 위탁운영하는 강북노인종합복지관은 10월 11일 ‘제21회 노인의 날 기념 시니어 락(樂) 축제’를 마련해 경로효친사상 고취와 지역 어르신 결속과 화합을 도모한다. 앞서 원주 성문사는 9월 29일 ‘세대가 하나되는 어울림 한마당’을 주제로 ‘성문예술제’를 개최했고
사설
금강신문
2017.09.25 10:04
-
최근 지방의 한 농협이 수입바나나를 판매해 농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국산농산물의 판로확대는 외면한 채 수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농협이 농민들의 경제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탓입니다. 실제로 농협공판장에서 지난 5년간 수입농산물을 판매해 1조 1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농민의 편에 서서 움직여야 할 농협이 오히려 국산농산물을 외면하게 만드는 이러한 수익위주의 판매행위는 농협의 본분을 저버린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농협은 성난 농민들의 항의를 듣고서야 자신들이 본분을 일탈했음을 시인하고 사과했습니다
지상설법
천태종 도원 종의회의장
2017.08.28 13:10
-
위민형 호국형태인 한국불교전법교화·포교활동에 힘써불자들 신행 일신시켜 주길호국불교는 한국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용어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호국불교는 모든 불교권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모습으로 어떤 종교도 그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기능한다는 점에서 종교의 보편적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다.호국불교는 국가와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불교계의 활동을 개념적으로 설명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불교계의 사찰과 사찰을 운영하고 이끌어가는 정신적 지도자인 승가가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어떤 상황에서 호국불
불교시론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
2017.08.28 11:18
-
멋있는 갑 되는 방법보시·애어·이행·동사사섭법의 실천성공하고 싶다. ‘난 아냐. 성공에 관심 없어.’라고 말할 사람도 많겠지만 성공의 기준이 다를 뿐 누구나 잘 살고 싶은 바람을 품고 있다. 달라이 라마처럼 인류의 정신적 스승이 되거나 워렌버핏처럼 투자의 귀재가 되거나, 혹은 최고권력자가 되는 것만이 성공은 아니리라.성공이란 뭘까? 이에 대한 절대적 잣대는 없다. 대체로 사람들은 “성공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그저 남들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아가도 좋겠어요.”라고 말한다.하지만 이 얼마나 야심찬 꿈인가. 눈치 보지
문화칼럼
이미령 불광불교대학 전임강사, 불교칼럼리스트
2017.08.28 11:17
-
천태종이 8월 21일 총본산 구인사 종각에 ‘국태민안 기원 대범종’을 봉안했다는 소식이다. 이 범종(梵鍾)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 기능보유자 원광식 주철장(鑄鐵匠)이 약 1년간 동(銅) 1200관을 들여 높이 2.4mㆍ폭 1.2m로 제작했다.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평안을 기원하는 천태 불자들의 염원이 담긴 범종의 울음소리가 소백산을 넘어 방방곡곡에 울려 퍼져나가길 기대한다.‘범(梵)’은 더러움이 없는 청정(淸淨)함을 의미한다. 청정은 맑고, 깨끗하고, 속됨이 없고, 허물이 없고, 집착하지 않고, 번뇌에 물들지 않는 것이다. 즉,
사설
금강신문
2017.08.28 11:17
-
제20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가 9월 6일부터 8일까지 한국 서울 봉은사 일원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한중일대회 20년 기념회고집’과 ‘한국불교 소개책자’를 제작하고, ‘한중일대회 20년 회고 영상’을 준비하는 등 지난 20년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또 한국불교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홍보하기 위한 3국 대표단의 발우공양 시연, 교성곡 ‘보현행원송’ 공연, 한국불교의 미(美) 사진전 등이 준비됐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기원한다.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2
사설
금강신문
2017.08.28 11:16
-
무더위를 넘어 폭염(暴炎)입니다. 긴 가뭄을 지나고 내리는 빗줄기가 반갑긴 하지만 국지성 호우가 곳곳에 수재민을 낳고 있으니 마냥 반가워할 수도 없습니다. 폭염과 폭우로 습도가 올라 불쾌지수마저 높은 만큼 사소한 말다툼 마저도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에 대한 배려가 필요한 때입니다. 아울러 이웃에 수재민이 없는지 살펴보고, 그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작은 정성을 보태는 불자들이 됩시다.최근 인천 초등학생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사건이 국민의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시신을 토막 내고 장기를 적출하는 등 여고생이 벌인
지상설법
천태종 춘광 총무원장
2017.07.26 10:43
-
안거 기간 윤달 끼면해제일 규정 없지만날자 수 기준으로 정해얼마 전 모 기자로부터 안거 기간에 윤달이 끼어 있을 때 중국 당송시대 선원에서는 해제일을 어떻게 했었는지, 해제일을 정하는 기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통상 안거는 개월 수(數)로는 3개월이고, 기간으로는 하안거의 경우 음력 4월 15일~7월 15일까지이다. 그런데 기자는 올해처럼 5월에 윤달이 들어 있을 경우, 해제일을 7월 15일로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6월 15일로 하는 것이 맞는지 물었던 것이다. 6월 15일로 할 경우에는 안거 기간이 달 수(數)로
불교시론
윤창화 민족사 대표, 당송시대 선원 연구자
2017.07.26 10:28
-
지금 만나는 인연 속에서자신의 내면 알아차리면타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장마가 그치고 땡볕 아래 무성하게 자란 풀을 보며 지난 겨울 이사하며 마주한 마당과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 가업을 챙기느라 이사하며 고단하게 짐 정리를 하던 나에게 눈 덮인 넓은 마당과 푸른 어둠 속에서 빛나던 눈 덮인 소나무는 하나의 경이로움이었다. 자연의 대기에 온몸을 고스란히 내맡기고 찬바람에 의연하게 미소짓는 소나무와 눈을 마주하던 순간 내 몸에서도 푸른 피가 새롭게 흐르듯 묵은 피로까지 풀리며 따뜻한 위로가 느껴졌다. 마당은 바람과 석양의 길목인양 빗
문화칼럼
백원기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과 교수
2017.07.26 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