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모든 변화는 연기(緣起)의 작용‘자연의 변화가 바탕’이란 공통점 싯다르타는 출가 후 연기법의 원리를 여실하게 체득한 뒤에 일생동안 이 법을 설하셨다. 불타는 〈연기법경(緣起法經)〉에서 “연기법은 내가 만든 것도 아니요, 또한 어느 다른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여래가 세상에 나오거나 나오지 않거나 법계에 항상 머물러 있다. 저 여래는 이 법을 스스로 깨닫고 다 옳게 깨달음을 이룬 뒤에, 모든 중생을 위하여 분별하여 가르치고 열어 보이는 것이다.”라고 어느 비구의 질문에 답하셨다. 연기법은
연등축제 대표곡 자리매김90년대 초 발표, 지난해 리메이크 새해 첫 날, 첫 출근. 왠지 모를 넉넉한 마음으로 우려낸 따뜻한 차 한잔이 사무실의 음악과 함께 그럴듯하게 여유롭다. 무심코 흐르다 머문 시선에 들어오는 CD수납장과 빼곡한 음반. 벽 한 면을 가득 메운 음반들을 바라보며 풍경소리와 함께 한 시간들이 째깍째깍 흘러든다.아이들의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참견하다가 스며든 불교. 종로에서의 낮과 밤이 인생이 되었다. 이럴 때 인연이라고들 하던데.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어머니가 절에 가셨기에 불자였지, 나는 부처님의
2015년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는 세계유산 등재 심사를 최종 통과한 대한민국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총 8개의 유적을 문화유산에 등재한다. 한국에서 12번째이며,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기록된 이 백제문화는 공주시에 2곳(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부여군 4곳(관북리 유적 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부여 나성), 익산시에 2곳(왕궁리 유적, 미륵사지)으로 불교문화의 정수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 백제의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한 ‘부처님 땅 부여’로 신심
“고통에 귀 기울이면 자비심이 싹 튼다” 틱낫한 스님(Thich Nhat Hanh 釋一行, 1926~ )은?베트남 출신의 승려이다. 명상가, 평화운동가, 시인으로도 불린다. 불교사상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해 ‘참여불교의 주창자’, ‘인류의 영적스승’이란 별칭도 갖고 있다.1926년 행정관료 집안에서 태어나 16살에 출가했다. 불교의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면서 “모든 불교는 삶에 참여한다.”는 참여불교(Engaged Buddihsm)운동을 주창하고, 민중의 고통을 덜어 주는 실천적 사회운동을 펼쳤다.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프린스턴대
물고기 세 마리옛날에 물고기 세 마리가 머나먼 강에서 살았다. 세 물고기의 이름은 사려, 대사려, 무사려였다. 어느 날 그들은 강물을 타고 사람이 전혀 살지 않는 황야를 떠나 마을 근처로 이동했다.대사려가 두 물고기에게 말했다. “여기서는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어부들이 각종 그물과 낚싯대를 가지고 와서 물고기를 잡지. 그러니 전에 살던 황야로 돌아가자.”하지만 이제 너무도 게을러져버린 사려와 무사려는 돌아갈 날을 하루하루 미루고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려와 무사려 두 물고기는 대사려보다 앞서 헤엄쳐나가다가 어부가 친
제8은(第八恩) 원행억념은(遠行憶念恩) 죽어서 헤어짐도 잊기 어렵거늘살아 생전 이별은 더욱 마음 아프도다.자식이 집 떠나 타향 먼 곳에 가면어머니의 마음도 타향으로 떠나가네.낮이나 밤이나 그 마음은 자식 곁에 있으니하염없이 흐르는 눈물 천 줄긴가 만 줄긴가.새끼 사랑하는 원숭이가 달을 보고 울부짖듯자식 생각 생각에 애간장이 끊어지시네.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지나가고 밤이 찾아왔어요. 보리수 위에 걸린 하얀 반달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어요. 싯다르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천천히 내쉬며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꽁꽁 숨어있던 욕망 한 점까지 없어지자 깃털보다 가벼워졌어요. 마음이 구름을 타고 두둥실 날아갔어요. 아래를 내려다보았어요.바닷물이 밀려들었다 나갑니다.해가 떴다 해가 집니다.달이 찼다 조금씩 이지러집니다.따뜻한 햇살이 가득한 숲으로 들어가 보았어요.눈이 녹은 자리에 새싹이 돋아납니다.작은 나무가 되고, 큰 나무로 자랍니다.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큰
전5식(前五識)과 긍정적인 자극작용[Anchoring]그녀는 40대 후반이었다. 30대 후반에 이혼을 하고 친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어머니는 그녀의 어린 시절에 여러모로 힘이 되어 주시고 보통 어머니 이상의 사랑을 베풀어주신 존재였다. 주위에서 재혼 권유도 여러 번 있었지만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했기 때문에 그녀는 마음이 크게 내키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재혼은 이루어지지 않았다.자신이 약사로서 약국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경제적으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었다. 살고 있는 동네 가까이 여동생 가족이 살고 있어 그들과 함께 어머니를 모시
요즘 만성 생활습관병과 대사증후군 질환 등이 많아지면서, 육식 금지와 채식이 이슈가 되고 있다. 채식과 육식은 건강상에 있어 어떤 비교 가치가 있을까?채식과 육식의 조화음식 섭취는 건강 양생에서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음식의 종류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에서 장수 건강에 유익한 음식을 크게 곡물 · 과일 · 육류 · 채소의 네 가지로 분류하였다. 물론 음식의 종류가 대단히 많지만, 이 4가지 부류의
브라운대학교 2017년 3월 강연‘마음챙김’이란 무엇인가? 존 카밧 -진(JON KABAT-ZINN)은 매사추세츠대학 의과대학 명예교수이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MBSR) 클리닉(1979년)의 설립자이다. 그가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의 기업 · 병원 · 학교 · 교도소 · 군대 · 스포츠 팀 등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의 연구는 의료계뿐 아니라 뇌 과학, 심리
네란자라 강가에 다다랐을 때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었어요. 싯다르타는 조용히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어요.‘지금 내 마음은 저 강물처럼 고요하다.’첨벙!그때 물고기 한 마리가 비늘을 반짝이며 물 위로 튀어 올랐다 떨어졌어요.‘저렇게 불쑥불쑥 번뇌가 찾아오는 ‘나’라는 존재를 어찌해야 하나.’파도처럼 일렁이는 거친 번뇌는 끊었으나 아직 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번뇌는 남아있었으니까요. 작은 번뇌는 조금씩 자라나 마음을 괴롭히고 나아가 삶을 고통스럽게 만들지요.‘고통의 원인은 바로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번뇌다. 번뇌를 일으키
어떤 집안에 3녀 1남의 남매가 있었다. 그 중 아들은 3번째였는데 어려서부터 다소 자기중심적인 응석받이 측면이 있었다. 그런 가운데 서로의 사이에 큰 문제없이 비교적 순탄하게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성장기를 보내고 각자 학업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였고 4남매 모두 결혼도 하고 자녀도 키우며 살고 있었다.그런데 작년 어느 때 집안 행사가 있어 다 같이 모였을 때, 남동생이 장녀인 누나에게 성장한 이후 처음으로 갑자기 원망을 털어놓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누나의 기억에는 전혀 없는 어렸을 때의 어떤 일이었다. 느닷없는 상황에 당황한 누나
강진 고을에는 명소들이 아주 많지만 나는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이야말로 명소 중의 명소라고 생각한다.강진의 백련사에 가면 나는 오솔길을 따라 다산초당으로 걸어 내려간다. 그 오솔길 양쪽 끝자락에 전혀 다른 향기로운 삶의 모양새가 놓여 있다.서울에서 ‘천주학장이’였다는 죄로 말미암아 유배되어 온 한 유학선비의 삶이 아래쪽에 놓여 있고, 위쪽에는 세속을 버리고 엄한 계율에 따라 사는 스님의 삶이 놓여 있다.그 오솔길을 걸으면서 괘종시계의 추를 생각한다. 시계추는 한쪽에 치우쳐 있을 때 시계는 멈추어 선다. 쉬지 않고 양쪽을 오
송첸감뽀 왕은 1000여 년 전 티베트 왕국을 다스리던 왕이었다. 그는 다섯 왕비와 함께 수도 라싸가 내려다보이는 붉은 언덕 위, 암석을 쌓아 구축한 성에서 살았다. 당시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던 티베트는 중국과의 평화 유지가 긴요했고, 그래서 송첸 왕은 중국 황제에게 딸을 요구했다.중국 공주와의 혼인을 요청하기 위해 송첸 왕은 명석한 두뇌에 빈틈없는 솜씨를 지닌 가르빠 정승을 사신으로 보냈고, 황제는 그 요구를 거절할 형편이 아니었다. 티베트 기갑부대가 이미 중국 황궁의 담 밖에 진을 치고 있어 황제를 두렵게 했다. 황제는 할 수
하루 중 오전 · 오후 2회에 걸쳐 가벼운 휴식과 따뜻한 온수 마시기를 권하고 싶다. 우리 사회에서 커피 문화가 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따뜻한 온수나 차 마시기 건강법이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여겨진다.그러면 한의학의 이론으로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의 중요성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조그마한 생활 습관도 꾸준히 거의 매일 실천하려면, 나름대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양생법에 상반되는 듯 보이는 이론이 있다. 하나는 인체의 양기를 귀중하게 여기는 부양론(扶陽論)이며, 다
시집간 딸에게 보내는 편지 시집간 지 한 달이 되는구나.결혼하기 한 달 전쯤, 출장을 다녀오니 네가 엄마와 함께 쓰는 침대로 여느 때처럼 뛰어 들어와 이내 잠들더구나. 코까지 골면서. 이달 말이면 이런 일도 없겠구나 생각하니 속상하더라. 사돈댁엔 모두 흉이 될 텐데, 일찍 가르치지 못한 게 후회도 되고.서른여섯에 결혼해 마흔이 다 돼 얻은 딸인데 딴 집으로 보낸다니 무척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너를 늦게 얻은 뒤 주변에서 “언제 키울 거야?”는 얘기를 참 많이 들었다. 키우며 한 번도 속 썩을 일 없었다. 하루하루 자라는 네
초승달이 뜬 밤이었어요. 별빛이 떨어지자 초승달이 아기 요람처럼 흔들렸어요.“라훌라가 태어났어. 나의 멍에가 부모님과 아내에게는 큰 위안이 될 것이야.”싯다르타는 태자비의 방으로 건너와 잠이 든 아내와 아기에게 눈으로 작별 인사를 했어요. 29년 동안 살았던 태자궁과도 눈인사를 마친 싯다르타의 얼굴은 무척 평온해 보였지요.‘큰 진리를 깨달아 부처가 되기 전에는 결코 돌아오지 않으리라.’싯다르타는 말의 고삐를 채치며 성문 밖을 향해 달렸어요. 찬나가 허둥거리며 뒤따라가고, 참이와 꽁이, 맹이도 서둘러 마음 비행기에 올라탔답니다.털털털
벌거숭이 소백산에 200만 그루,10만평 논밭에 농작물 키우며주경야선〈晝耕夜禪〉의 종풍 드높인 구인사 부처님 당시 생활습관인 탁발과 보시를 사원경제의 근간으로 삼는 남방불교와 달리 북방불교는 오랜 기간 ‘자급자족’을 통해 사원을 유지하는 선농일치(禪農一致)의 전통을 이어왔다. 당대(唐代)의 고승 백장회해(百丈懷海)의 〈백장청규(百丈淸規)〉로부터 시작된 이런 전통은 1,30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퇴색 · 변질돼 그 명맥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그 맥이 단절된 것은 아니다. 오늘날 그 전통을 오
천태의 향기 간직한 강진佛法에 몸 내어 준 월출산고려 천태종의 고승 원묘국사(圓妙國師) 요세(了世, 1163∼1245) 스님이 백련사(白蓮寺)에서 천태법화사상을 기반으로 신앙결사인 백련결사를 일으킨 전남 강진. 고려청자와 동백꽃, 다산 정약용 선생 유배지인 강진은 구름 사이로 수줍은 듯 살포시 얼굴을 내미는 청초한 달이 뜨는 월출산(月出山)을 품고, 월출산은 불법(佛法)을 전하는 도량에 자신의 몸을 내주었다. 그래서 더욱 성스럽고 아름다운 곳이다.불교ㆍ유교에 깃든 강진의 정신 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면
빛의 구도자로 불리는 방혜자 화백은 1937년생이다.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1년 파리로 유학을 떠나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벽화를, 파리 헤이터 아틀리에 17에서 판화를 배운 뒤 지금껏 유럽을 무대로 활동 중이다. 쎄르끌 다르 출판사 현대미술가 시리즈로 화집 Ⅰ 〈방혜자〉, 화집 II 〈빛의 숨결〉, 화집 III 〈빛의 노